초록용의 일대기

환경

초록용 2021. 7. 15. 00:53

오늘은 환경으로 주제를 잡았다.
자연환경과 같은 그런 거시적인 환경 이야기가 아니다.
그냥 삶을 사는 주변 환경이다.
내 경우는 글쓰는 환경이다.
즉, 작업 환경을 말하는 거다.

어제 늦은 밤 글을 썼고 평소와 똑같은 속도로 썼었다.
더운 열기가 집 안에서 맴도는 지 밖에 보다 더운 거 같았다.
그런 환경에서 글을 용케도 썼다.
그리고 든 생각이 내가 왜 집에서 써야만 하는가란 의문이었다.
사실 최대한 집에서 글을 쓰고 있는데 사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집에서는 가족이라는 집중을 깨는 요소가 있었다. (강력한 존재가 하나 있다.)
그리고 이 여름의 더위, 그것도 해결하지 못하는 곳이 집이었다.
단점뿐인 작업 환경이었던 것.

나는 오늘 그곳을 벗어나기로 생각했다.
아침부터 내 상황은 어이가 없었다.
나는 재택이라서 집에 남아있고 엄마와 동생은 더워서 피신을 간 것.
누구를 위한 재택인가.
차라리 시원한 사무실이 백 배, 천 배 더 좋은데...
코로나가 잘못했다.

아무튼, 나 혼자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며 어서 일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끝나자마자 저녁을 먹고 피시방으로 향했다.
친구도 오늘 쉬어서 피시방에 있었는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시원함이 남달랐다.
더위라고 찾아볼 수 없는 장소였다.
선선하다 못해 쾌적하기 까지 했다.

나는 미리 업로드해둔 글을 다운 받아서 글을 이어서 썼다.
전날 미리 써두었기에 어렵지 않게 쭉쭉 써내려갔다.
그런데 시원해서 그런지 이상하게 글에 막힘이 없었다.
그리고 다른 방해요소도 없고 내 모니터만 보고 쓰기만 하면 됐다.
저녁 먹고 한 시간 정도 썼을까.
시계를 봤는데 6시 반쯤 되었던 같다.
1편을 다 썼다.
역대급은 짧은 시간에 글을 쓸 수 있었다.
물론 2천자 정도를 1시간도 안되서 모두 써버린 것.
신났다.

당장 게임을 켜서 게임을 했다.
시원한 곳에서 게임을 하니 그냥 기분이 좋았다.
물론 게임 내용은 좋지 않았지만.

거리두기 강화로 10시전에 나와야해서 10시 전에 집으로 돌아왔다.
아무튼 그렇게 나름의 휴식 시간을 보내고 집에 오니 뭔가 힘이 돌았다.
근거도 없이 글을 잘 쓸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조금 붙었다.

 

이거 괜찮은데?

작업 환경은 생각보다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게 분명하다.

나는 내일도 피시방으로 글 쓰러 갈거다.

내일도 잘 써지겠지.